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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시작하기 전 잡담 -
한동안 경영, 경제, 전문서쪽만 읽다가 뭔가 가볍게 읽을거리가 없나 해서
알라딘을 뒤지던 중 우연히 눈에 띈 책이다.
평소라면 사지도 않았을 소설책이지만..
내가 소설로 읽는다고 한다면 한글로 된 판타지 소설책이다.
영어로 된 소설을 번역본으로 읽으면 상당히 읽기가 불편한 경우가 많고
읽고 난 뒤에 내가 뭘 읽었는지 정리도 되지 않아서
술술 읽히는 책으로는 한글로 판타지책을 읽고는 한다.
그런데 이 책은 번역본인데도 불구하고 잘 읽히는데다가 뇌리에 팍팍 박히는 느낌이다.
이 책의 종류를 에스프레소 노벨라라고 하는데 에스프레소만큼 진하고 느낌있는 소설의 시리즈같다.
지금은 한권이지만 몇년후에는 아마 모든 전집을 구매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만큼
상당히 수집욕까지 불러일으킨다.
책 설명 -
책은 소설의 내용과 저자 테드 창이 쓴 창작노트와 번역자 김상훈이 쓴 해설로 되어 있다.
한국 판타지 소설을 즐겨 읽던 나에게는 소설치고 분량이 상당히 짧다.
그래서 처음 받아본 책을 이리저리 넘기다가 내뱉은 한마디..
"이거.. 모냐.. 요약집이냐...?"
하지만 기대이상이었다.
분량은 적지만 내용은 거대하다.
궁금하면 서점에 잠깐 쭈그리고 앉아서 봐라.
속독하는 사람이라면 한시간이면 볼만한 정도이다.
다만 중간중간 생각할 만한 부분도 있고 대사를 읇조리며
인물들의 감정을 읽어야 할 필요도 있다.
책의 아름다운 모습 -
작다....
상당히 작다....
예전 고등학교에서 매일 들고 다녔던 영단어숙어장을 연상시키는 크기이다.
딱 들기 좋은 손바닥만한 크기.
그리고 상당히 가벼워서 한손으로 펴고 몇시간이고 편하게 볼 수 있을 정도의 무게...
확실히 작은 잔에 진한 향기를 담아내오는 에스프레소를 연상시킨다.
가격만 좀 다운된다면 100% 맘에 들 책이다.
가격땜에 점수 20% 마이너스~
서평 -
난 기본적으로 소설의 서평을 쓸때는 줄거리는 절대 쓰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 짧은 분량의 책을 또 압축시켜서 몇줄 안되는 줄거리를 서평으로 읽어버리고
"아... 이런 책이구나... 다 읽었네.."
이런 느낌을 주는 서평은 최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웃긴건 사람들은 서평이란 것을 줄거리를 압축시켜서 쓰거나
내용을 띄엄띄엄 쓰면서 요약해놓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난 절대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하기에 줄거리 따위는 쓰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느낌을 써보려고 한다.
이 책은 인간인 애나와 데릭이 가상세계인 데이터어스에서 가상의 애완동물을 키우면서
겪는 일을 써내려가고 있다.
누구든지 키워보지 않았던가...?
한때 엄청 유행했던 다마고치..
그리고 핸드폰속에 기본적으로 있던 강아지 키우기라던지
게임속의 내 캐릭터들과 그 캐릭터옆에 따라다니는 가상의 동물들..
시간이 지나며 사라지고 또 다른 것이 대체하는 운명을 가진 가상의 생명체들..
저자는 아마도 경험과 관계를 이야기하고 싶어한 듯 하다.
가상의, 혹은 지적인 어떤 무언가를(여기서는 AI를 지칭한다.)
인간과 비슷한 것으로 구현해내기 위해서는 경험이라는 것이 필요하고
이 경험을 토대로 다른 것과의 관계를 맺어야 인간을 흉내낼수가 있다고
판단하는 듯 하다.
현대의 가속화된 기술 발전속도 덕에 엄청나게 빨라진 연산속도, 방대한 양의 데이터 등으로
무장한 무언가가 당장 인간을 대신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이다.
하지만 경험을 한다는 것은 데이터를 연산하고 종합해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로봇과 인간이 차별화되는 것이고..
하지만 이 소설에서처럼 로봇들도 경험을 쌓아나간다면...?
거기에 더해서 타인이나 다른 로봇들과의 관계를 만들어 나간다면..?
저자는 자신이 말할 것은 모두 말하고 결말을 남겨두고 끝을 맺어버린다.
뇌리에 팍팍 꽃히는 전개를 한 후 그 뒤 있을 일을 미래에 맡겨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쉽긴 하지만 이런 결말조차도 마음에 든다.
서평을 마치며 -
책을 덮고 나서 많이 아쉬웠다.
짧게 쓰지말고 많은 분량으로 써서 내어놔도 좋을 소재와 접근방식의 소설인데 이렇게 짧다니...
나름대로의 저자의 글 쓰는 방식이려니 생각되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수가 없다.
책에 나와있는 저자의 소개를 보니 천재라고 적혀있다.
발표한 작품수보다 수상한 문학상의 수가 더 많다라니..
하지만 발표한 작품이 몇개 안되니 아쉽기는 하다.
검색해보니 이 책의 영문판으로 "The Lifecycle of Software Objects"이라는 책이 있는데
가격이 후덜덜하다.
페이지 대비 가격이 비싼 책으로도 손꼽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150페이지인데 3만원이 넘는 가격.. 지금은 절판이다.
예전에 읽었던 세실 앤드류스의 "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 가이드북"에서 나왔던 내용 중
나와 타인을 구분짓는 방법으로 "나와 그것"과 "나와 너"라는 개념이 있었는데
이 책에서 나온 관계라는 개념과 비슷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애정을 쏟지 않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타인들에게는
"나와 너"가 아닌 "나와 그것"으로 바라본다면 이것은 잘못된 것일까?
그렇지 않다면 관계가 있던 없던 무조건 "나와 너"로 바라보고 무조건적으로 선해야 할까?
책에서 나오는 관계에 많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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