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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시작하기 전 잡담 -
처음 이 책을 보았을때 든 느낌은 "아! 이건 진짜 읽어야 한다" 라는 느낌이었다.
10년 넘게 프로그램을 짠 프로그래머로써 한때 해킹이라는 것에 빠져있었던 나로써는
이 책이 너무나 반갑게 친구처럼 다가왔다.
해커들의 치열한 싸움을 그린 책인가 보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전혀 아니였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내가 알던 해커라는 단어와 책에서 가리키는 해커의 이질감...
그리고 나의 무지에 대한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끼면서 읽게 되었다.
흔히 사람들이 알고 있는 해커와 이 책에서의 해커는 전혀 틀리다.
나의 무지함에.. 그리고 나의 무신경함에 화끈거리는 얼굴을 애써 감추며
책에 있는 해커에 동화되면서 천천히 읽어나가게 되었다.
책 설명 -
이 책은 내가 예상한 내용과는 전혀 별개의 이야기였다.
현재의 DIY 개념과 비슷한 의미로써의 해킹...
순수한 열정과 탐구심으로 무장한 천재 해커들의 연대기이다.
해킹..
요새도 떠들썩한 개인정보해킹이나 시스템마비해킹같은 단어로
사람들은 해킹이란 것을 부정적인 의미로 인식할 것이다.
혹은 해커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며 부정적인 사람으로 생각하거나
보안에 관련된 사람이겠거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절대 아니다.
일반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해킹과 실제 해킹이라는 것은 틀리다.
해킹윤리와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에 진정으로 열광하는,
바보같지만 천재인 사람들이 순수한 탐구심으로 만들어내는 행위를 해킹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아름다운 모습 -
영화 매트릭스의 느낌이 담겨있는 이 책은 정말 표지가 예쁘다.
처음엔 아무 의미없는 단어들의 조합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책을 다 본후에 다시 표지를 보라..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 세상을 바꾼 순수한 열정의 천재 해커들의 이름들이다.
프로그래머들에게는 소름돋을 정도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생각된다.
영화 매트릭스를 본 사람이라면 기억할 것이다.
주인공이 어느 순간 매트릭스를 이해하고 날아오는 총알을 막으며 코드가 형상화되는 장면을..
이 책을 모두 본 후에 표지를 한번 보면 나의 느낌을 이해할지도 모르겠다.
아래 사진은 집앞에 앉아서 찍은 사진이다.
이래도 저래도 멋진 책이지 않은가...?
서평 -
솔직히 이 책은 600페이지 정도로 그림은 거의 없고 글만 빽빽하게 써있다.
처음에는 무슨 전화번호부를 읽는 느낌까지 났었다.
하지만 곧 책에서 설명하는 해커윤리와 순수한 열정과 멈출수 없는 탐구심으로 해킹을 하는 천재 해커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버리게 될 것이다.
이 책은 30년 전에 이미 지어진 후에 다시 리메이크 되어 나온 책이라고 한다.
30년이라... 강산이 세번 바뀔 시간이다.
내가 알고 있는 일부분은 그 30년 동안의 시간에 모두 이루어진 것뿐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난 왜 컴퓨터를 발명한 사람에 대해 한번도 고민하지 않았을까..라고 말이다.
책을 읽어나가며 숨쉬는 것처럼 이제 일상이 되어버린 컴퓨터에 대해..
그리고 내가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도록 해준 사람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
어차피 내용설명이야 책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간단히 정리하자면 이렇다.
50년대와 60년대에 최초 해커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인 해커윤리를 만든 사람들에 대해,
그리고 그 순수한 열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70년대로 넘어오며 엄청난 크기의 컴퓨터들을 작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었다.
이 사람들이 2세대 해커인 하드웨어 해커였다.
말 그대로 처음의 1세대 해커들은 거대한 컴퓨터들이 뱉어내는 신호와 논리를 이해하는 사람들이었다면 2세대 해커들은 거대했고 비쌌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소유할 수 없던 컴퓨터를 개인이 소유할 수 있도록 만든 원동력이다.
80년대로 넘어오며 어렸을 적 한번쯤 들어봤던 게임회사인 시에라가 등장한다.
그리고 일반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내는 해커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기서 일반 사람들이란 상당히 고가였지만 그나마 컴퓨터를 구입할 수 있었던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이 게임을 만들어내던 사람들이 3세대 해커였고 상업적으로 변질되기 시작한...
아래에 있는 해커윤리라는 개념이 흐릿해지는 시점이다.
"프로그램은 최대한 노출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정보는 자유로워야 하며 가속화된 정보의 흐름은 세상을 개선하니까!"
프로그램은 순수하게 공유되어야 하고 누구든 수정할 수 있던 해커윤리는 상업성이라는 괴물에 먹혀 사라져버리고 돈이라는 말에 타서 세상을 휘젓고 다니는 해커들이 나오게 되었다.
아마 우리나라의 벤처열풍과 비교하면 딱 맞아떨어질 듯 싶다.
이 3세대 해커들은 슈퍼스타였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컴퓨터..
그 중 가장 대중적인 개념으로 가장 많이 팔수 있었던 게임으로 부를 거머쥘 꿈에 부풀어 있는 해커들..
마지막 4장에서는 꺼져버린 듯한 해커윤리를 되살리려는 마지막 해커리처드 스톨만을 논하며 그 뒷 이야기들을 다루며 책을 마치게 된다.
서평을 마치며 -
프로그래머라면 알 것이다.
콘솔에서 다음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일정하게 깜빡거리는 커서..
그리고 그 후에 나의 의지로 타이핑되는 논리를 담은 명령어들..
그 명령어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선율을 말이다.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고 경험이 필요하며 고도의 집중력과 끈기 또한 필요하다.
하지만 그 끝에 오는 성취감은 프로그래머라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점을 느끼고 생각했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프로그래머라면 나와 비슷하게 자신이 처음 겪었던 컴퓨터... 처음 짜본 프로그램.. 그외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아련하고 그리운 추억처럼 말이다.
1장을 읽으며 느꼈던 점은 나도 이랬었다..라는 점이었다.
내가 대단하거나 뛰어난 천재라는 것은 아니다.
정말 단순히 열정과 호기심, 그리고 끈기는 그랬었다.
처음 가지게 된 컴퓨터는 중학교 가출 후 대학교수였던 작은 아버지가 주고 간 컴퓨터였다.
가출의 이유를 컴퓨터가 가지고 싶었다라고 둘러댔는데 아버지는 바로 작은 아버지에게 말해서 가져오신 것이었다.
그때 당시 동네 컴퓨터점을 기웃거리다가 우연히 컴퓨터점 사장님이 불러서 짜장면을 같이 먹은 것이 내가 컴퓨터라는 것에 흥미를 가지게 된 계기였다.
그래서 아마 그런 변명을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컴퓨터점 사장님과 자장면을 먹은 후 거의 살다시피 컴퓨터점에 있었고 A/S를 하거나 직접 가서 A/S를 하는 경우 따라나가면서 조금씩 컴퓨터에 대해 배웠다.
내 컴퓨터를 가지게 된 후로 같이 받은 DOS명령어 책은 나에게 엄청난 지식의 선물이었다.
거의 천페이지가 넘는 아주 작은 글씨로 쓰여진 책이었는데 미친 사람처럼 들고 다니며 탐독하고 익혔다.
아마 그때부터 프로그래밍을 할 것이라는 운명에 빠졌을지도 모르겠다.
어렸을 적 내 꿈은 컴퓨터점 사장이었다.
하지만 지금도 나쁘지 않다.
컴퓨터를 만지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며 탐구하며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보여주며 만족하며 돈까지 받는 직업인 프로그래머로써 정말 축복받았다고 생각한다.
2장에서는 아두이노란 것을 처음 접할때가 생각이 났다.
아... 정말 신이 내린 선물이었다.
손바닥만한 크기에 이리저리 잘만 전선을 꽂으면 불도 켜지고 모터도 돌아가고 하는 엄청나게 신기하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물건이었다.
진절머리가 난 회사를 그만두고 공허한 마음을 채워준 것이 아두이노였다.
전자계통은 전혀 모르던 내가 여러 사람의 지식에 도움을 받으며 대학교 졸업작품으로 제출할 만한 작품까지 만들어낼 정도였으니 프로그래머로써는 엄청난 선물이었다고 생각된다.
실제 만들어 놓은 것은 곰땡1호라고 칭하며 블로그에 올려져 있다.
이때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이외의 DIY개념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이 DIY를 다루는 make책을 통해 알게 된 한빛미디어가 주관하는 한국 메이커페어의 자원봉사자로 활동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 후에 한빛미디어의 서평단인 비즈리더스와 한빛리더스로 활동도 하게 되었다.
지금 와서 되돌아보면 인연이란 것이 참 신기하다.
3장에서는 내가 처음 상업적으로 개발한 php언어로 만든 만화방 관리 프로그램과 게시판에 대해 생각이 났다.
그때 당시에는 상당히 안 좋은 기억이다.
대학교에 재학중일때 php언어로 개발한 프로그램 몇개를 필요한 기업에 설치해주고 얼마의 돈을 받았었는데 제로보드라는 것이 등장하였다.
프로그램을 짜지 못해도 설치만 하면 기본적인 게시판부터 온갖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획기적인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이 나오자마자 나는 바로 php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을 멈췄다.
그리고는 좀 더 단가가 비싼(아마 이때부터 배신감같은 것을 느끼고 돈을 우선시했던 것 같다.) asp를 공부하였고 병특을 시켜준다던 회사에 근무를 하게 되었다.
정말 이 때는 회사에서 살다시피 했다.
월급은 70만원이었고 그마저도 밀리기 일쑤였지만 새벽에 원장님(3D학원과 함께 붙어있었다.)이 끓여주는 최고의 라면(신 김치를 넣고 참기름을 한방울 탁 떨어뜨린..)을 먹는 것이 행복이었다.
이 회사에 있을 땐 참 많은 일을 했다. 포토샵부터 플레쉬, 프로그래밍까지..
병특은 물건너가고 군대를 제대하고 회사에 취직할때쯤엔 자바를 새로 배우게 되었다.
프레임워크라는 것도 배우게 되었고 툴(이클립스)도 사용하게 되었다.
그전까지는 에디트플러스로만 개발했었다.
그리고 잠시 쇼핑몰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잠시 내가 따로 쇼핑몰을 운영하기도 했었다.
그 때 진 빚을 갚느라 더 돈을 밝히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때에는 C#으로 개발했었다.
그리고 예전회사에서 일하다가 프리랜서로 전향하게 되어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뭔가 참.. 주절주절 일대기를 적어보게 되었다.
쓰고보니 이 책의 마력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연대기를 쓰고 싶게 만드는 이 요물같은 책...
정말 오랜만에 옛생각을 하게 해주는 정말 눈물나게 고마운 책..
그리고 내가 이렇게 프로그래머일 수 있도록 해준 진심으로 존경하고 감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책..
프로그래머라면 읽어라!
그냥 읽어라!!
두번 읽어라!!!
제발 읽어라!!!!
당신이 해커라는 의미를 알고 싶다면 그리고 순수한 열정으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다면 읽어라!
그리고 왠간하면 사서 읽어라!
또 읽을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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