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종종 옥상에서 고기를 구워먹으며 소주를 한잔씩 하고는 합니다.
그런데 왠지 이 날은 고기도 다 먹고 술도 왠만큼 먹었는데 뭔가 아쉬운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대충 정리하고 암사역쪽으로 슬슬 걸어가보기로 하였지요.
그러다 암사역에 도착하여 눈에 딱 띄인 이 곳은 바로 투다리!
1987년부터 있던 흔한 동네술집인 투다리입니다.
중고등학교때도 자주 사복 입고 한잔 하던...
일단 메뉴부터 보니 새로운 메뉴들이 엄청 많이 나왔습니다.
특선류가 눈에 확 띄고 교자나베도 보이고 모래집튀김도 맛있어 보입니다.
투다리는 모니모니해도 역시 꼬치 아니겠습니까?
돈이 없던 시절에는 꼬치가 꽤 비싼 안주라서 잘 먹지 못하였지만 지금은 딱 먹기 좋은 가격이네요.
이럴 때 세월의 덧없음을 느끼는가 봅니다.
기본찬으로 계란 후라이를 주시다니.
혹시 안주냐고 물어보았더니 싸비스랍니다.
메뉴판을 보며 뭘 시킬까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던 찰나 친구녀석이 투다리는 팽이버섯말이와 오뎅탕을 먹어봐야 그 집 요리의 수준을 알아볼 수 있다며 후딱 시켜버렸습니다.
그래도 고집부려 모래집 튀김 하나 건졌습니다.
소주에는 오뎅탕만한 안주가 없을 것 같네요.
팔팔 끓을 때 쑥갓이 올라가 있는 오뎅탕이라면야...
어느 정도 먹고 마시고 하다보니 수박을 주셨습니다.
맛있게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동네에 갈만한 술집이 몇 곳이 있다는 것이 세상사는 맛이 늘어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점점 그 동네를 잘 알아가면서 한곳, 두곳 늘어가는 단골술집, 동네맛집을 떠올려보며 내심 나도 이동네 사람이 다 되었구나라는 생각에 뿌듯해집니다.
맛집이라고 해서 한참 줄서고 사람이 많아서 자리도 좁게 앉고 넉넉히 메뉴 고를 시간도 주지 않는 그런 맛집을 찾아다니며 먹지 말고 집 근처 값싸고 맛있고 정 넘치는 그런 가게를 찾아보는 것도 사는 재미일 것 같습니다.
일단 암사역 투다리는 합격입니다.
조만간 또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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