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일찍 여섯시도 되지 않은 시각 와이프님의 여행길을 배웅하러 용산역까지 (...끌려..) 나오게 되었습니다.
와이프님을 보내고 나서 홀가분한 기분으로 주린 배를 무엇으로 채울까 고민을 좀 해보다가 아무 생각없이 용산역에서 용산 전자상가로 이어지는 통로로 들어섰습니다.
예전에 공사중일때부터 몇번 왔다갔다 했던 길이었는데 참 잘 만들어 놓은 듯 합니다.
예전 기억으로는 통로가 시원찮아서 무너질까봐 걱정도 들었었는데 지금은 흔들거림도 없고 상당히 튼튼하네요.
저 멀리 선인상가가 보이네요.
말만 잘하면 조립 컴퓨터를 제일 싸게 살 수 있는 곳이 저 선인상가입니다.
도매도 함께 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피씨방 사장인데 미리 컴퓨터를 하나 조립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더니 거의 원가로 해서 무료로 조립해주셨던 고마운 가게가 있었네요.
무엇인가가 많이 생겨나 있네요.
기억에는 없던 드래곤 시티라는 것이 있는데 궁금했지만 일단 주린 배를 채우러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RC카 부품을 사러 갔던 기억이 있는 전자월드가 보입니다.
저 뒤편으로 전자부품을 파는 상가가 형성되어 있지요.
기억하기로는 롯데리아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현재는 없어져서 길을 잘못 찾아온 것인가 생각했었습니다.
용산에서 전자부품을 사러 올때면 들려서 먹었던 이삭 토스트는 여전히 있네요.
용문 전통시장쪽으로 가다보면 사거리에 귀일만두라는 곳이 있는데 이 집도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이제 거의 다 온 모양입니다.
서울 미래유산 선정이 되었다고 가게에 써놓을 정도니 얼마나 맛있을까요?
해장국 전문점이니 무조건 해장국을 시켜서 한 그릇 먹어봐야겠지요?
메뉴가 상당히 심플합니다.
이런 집 치고 맛없는 집은 못 본 것 같에요.
장사가 안되니 메뉴를 어떻게든 개발을 하는데 보통은 그렇게 개발된 메뉴는 맛이 없기 마련이지요.
이렇게 메뉴가 별로 없는 집은 이것만 팔아도 충분히 장사가 될 정도로 장사가 잘 된다는 말입니다.
맨 아래에 후라이라는 메뉴가 있는데 처음에 보지 못하고 있었다가 다른 사람이 시키는 것을 보고 따로 시켜보았는데 해장국과 먹으니 해장국의 아쉬운 부분을 말끔히 채워주더군요.
찬은 딱히 특별한 것이 없이 딱 두가지이고 해장국에는 파김치 같은 것이 얹어서 나옵니다.
팔팔 끓여서 나오기 때문에 내려 놓은 후 한참 후까지도 계속 끓고 있습니다.
뭔지 모를 부위의 커다란 뼈와 선지가 들어 있고 딱히 양념을 넣지 않아도 얼큰하고 칼칼한 국물맛인데 돈코츠 라멘같이 진득한 돼지국물 맛이 납니다.
아마도 갈비살 작업을 하고 난 뒤 남은 돼지 마구리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선지는 더 달라고 말하면 넉넉히 더 주시는 것 같았는데 시켜보지는 않았습니다.
해장국을 다 먹었을 때쯤 정신이 좀 들어서 다른 분들이 먹는 것을 보았는데 다들 한접시씩 뭔가가 있더군요.
그래서 궁금해했는데 알고보니 메뉴에 계란 후라이가 적혀져 있어서 해장국을 시키면서 후라이도 하나씩 같이 시켜서 드시는 모양이었습니다.
저도 물론 하나 시켜서 먹어보았는데 해장국을 먹으면 뭔가 아쉬울 부분을 계란 후라이가 메꿔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먹어본 해장국 중 기억에 확실히 남아서 또 찾아갈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선지해장국의 경우에 또 먹으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가게가 없는데 이 집이 추가될 것 같네요.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하니 용산 들릴 일이 있으시다면 한번 찾아가보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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